창작수필 28

마매기 동산의 추억

마매기 동산의 추억 오현진 오랜만에 중학교때 앨범을 꺼내 들춰보았다. 빛바랜 기억속의 그리운 얼굴들을 하나 하나 더듬어 보며 감회에 젖었다. 마매기 동산길을 오르내리며 꿈을 키우던 학창 시절의 추억들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마매기는 지형이 말의 잔등처럼 생겼다고 해서 ‘마맥(馬脈)’이라고 했는데, 이 한자말이 제주어로 ‘마매기’가 된 것이다. 마매기 동산에 위치한 학교까지 등교하려면 구불구불 이어진 산길을 한참을 올라가야 했다. 신작로로 포장된 그리 높지도 험하지도 않은 동산길이었지만, 잔병치레로 몸이 허약했던 내게는 첩첩산중의 아득한 고갯길처럼 느껴졌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가빠올만큼 체력이 약한 탓에 마매기 동산을 오르내리는 등하교길은 고역이었다. 그래도 낮에는 길가의 정겨운 과수원 돌담과 바람에 실..

창작수필 2010.04.09

[독후감] 발터 뫼르스의 「꿈꾸는 책들의 도시」를 읽고

발터 뫼르스의 「꿈꾸는 책들의 도시」를 읽고 오현진 ‘꿈꾸는 책들의 도시’.. 이 소설의 제목을 접했을 때 묘한 흥미를 느꼈다. 그동안 많은 소설을 비롯한 다양한 책들을 읽어왔지만, 제목에 ‘책’이라는 단어가 들어있기는 거의 처음인 것 같다. 과연 책을 소재로 하여 어떻게 흥미를 끌만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갈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든 것도 사실이었다. 이 소설을 처음 몇 장을 읽을 때만해도 앞 부분의 전개가 너무 지루 하게 이어져서 이런 나의 우려가 맞아 들어가는 듯 했다. 적어도 주인공인 힐테군스트 폰 미텐메츠 가 고향 린트부름 요새를 떠나 부흐하임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말이다. 부흐하임! ‘책 마을’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꿈꾸는 책들의 도시’ 부흐하임은 주인공 미텐메츠에게뿐 만이 아니라 내게도 굉장..

창작수필 2010.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