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향기 - 고훈식 수선화 향기 고훈식 죽어도 널 못 보내 그래서 눈물은 미운 짓을 알아 흐느낌도 얼음궁전을 알아 원점으로 돌아간다고 그냥 돌아서면 되는데 외로움을 품어서 꽃이 된 사연 바람결에 향기가 닿을지 몰라 그리움이 아프니까 잊는 것은 더 아파서 먼 하늘 바라보며 견딘 세월 돌담 위에 쌀.. 숲속의 문학살롱 2016.05.02
빛나는 슬픔 - 고훈식 빛나는 슬픔 고훈식 푸른 바다가 술이라면 술을 줄이고 슬픔을 마시기를 그리움 대신 기다림으로 정갈하기를 그대를 추억이나 신념 같은 허상으로 만나려는 뜻이 아니기에 나를 기다리는 일이 못내 슬픈 일이 아니라서 술잔에 고인 침묵마저 과분하기를 고마운 외로움은 투명한 눈물 보.. 숲속의 문학살롱 2016.05.02
그리운 바다 성산포(2) - 이생진 그리운 바다 성산포(2) 이생진 일출봉에 올라 해를 본다 아무 생각없이 해를 본다 해도 그렇게 날 보다가 바다에 눕는다 일출봉에서 해를 보고나니 달이 오른다 달도 그렇게 날 보더니 바다에 눕는다 해도 달도 바다에 눕고나니 밤이 된다 하는 수 없이 나도 바다에 누워서 밤이 되어 버린.. 숲속의 문학살롱 2015.09.17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 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숲속의 문학살롱 2015.03.06
청춘 - 사무엘 울만 청춘 -사무엘 울만(Samuel Ullman)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그것은 장밋빛 뺨, 앵두 같은 입술, 하늘거리는 자태가 아니라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열정을 말한다. 청춘이란 인생의 깊은 샘물에서 오는 신선한 정신, 유약함을 물리.. 숲속의 문학살롱 2015.03.06
내 가슴에 비가 내리네 - 베를렌느 내 가슴에 비가 내리네 베를렌느 내 가슴에 조용히 비가 내리네 마을에 비가 내리듯 내 가슴속에 스며든 이 우울함은 무엇일까 땅과 지붕 위에 내리는 부드러운 빗소리여 우울한 가슴에 울리는 오 비의 노래여 병든 이 가슴에 공연히 비가 내리네 오 뭐라고, 배반이 아니라고 이 슬픔은 .. 숲속의 문학살롱 2014.04.05
여승- 백석 여승(女僧) 백석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점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 같이 나아간 지아비 .. 숲속의 문학살롱 2014.04.05
즐거운 편지 - 황동규 즐거운 편지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 숲속의 문학살롱 2014.04.05
눈 오는 지도 - 윤동주 눈 오는 지도 윤동주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나려, 슬픈 것처럼 창 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방 안을 돌아 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정이 하얗다 방 안에까지 눈이 나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홀홀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 숲속의 문학살롱 2014.04.05
성북동 비둘기 - 김광섭 성북동 비둘기 김광섭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멧시지나 전하듯 성북동 하늘을 한 .. 숲속의 문학살롱 2014.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