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의 샘터

주님께서 나와 함께 계신다는 것을 느낄때

청비바리 2010. 4. 9. 02:24

 

 

주님께서 나와 함께 계신다는 것을 느낄때..

 

  어려운 일이 닥치거나 고민이 있을때면 나는 주님께

   "주님, 이럴 땐 어찌하면 좋을까요?"하고 여쭈어본다.

   그러면 주님은 언제나 명쾌한 해답을 내려주신다.

  작년 겨울 성탄 판공성사를 앞두고 심적으로 괴로움을 겪은 적이 있었다.

 한달전 일본에서 주교님들이 오셔서 김수환 추기경님을 비롯한 한국 사제단과 함께

 우리 본당에서 공동으로 집전한 미사에 참례 했는데, 나는 평생 다시 찾아오기 힘든 은총의 날에

 그만 정신을 집중하지 못하고 분심이 들어 미사를 망쳐 버리고 말았다. 그 후 고해성사를 보긴 했지만

  솔직하게 죄를 고백하지 못했던게 마음에 걸려 성사를 보고나서도 심적인 고통은 덜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화장실에서 일을 보면서 그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고해성사를 보듯이

 속으로 심경을 토로하게 되었는데, 그때 문득 선문답처럼 뇌리에 스치는 것이 있었다.

  '아, 그렇구나. 이렇게 솔직하게 고백하면 되는 것을 왜 진작 생각하지 못했을까?'

  그랬다. 주님께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지은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답이었다.

   주님 앞에서 무엇을 감추고 숨길 필요가 무엇이 있으며, 감추고 숨긴다해도

   주님께서는 우리의 마음까지 이미 다 알고 들여보다 보시는데, 무엇을 감추고 숨길 수 있을까?

  주님께서는 바로 내게 솔직하게 나를 내보이라는 뜻으로 답을 주신 것 같다.

    성탄을 앞두고 판공성사를 보면서 주님께 솔직하게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고 나니 비로소 그동안

   겪었던 심적인 괴로움이 어느정도 해소되고 위안이 되었다. 보속기도 바칠때 또 분심이 들어서 기도를

   제대로 바치지 못할뻔 하긴 했지만 말이다.

  

    내가 또다시 주님께 도움을 요청한 것은 묵주 때문이었다.

  작년여름 견진성사를 받았을때 알렉시아 이모(영자 이모)가 묵주를 선물로 주셨는데, 

  노란 장미 모양과 금빛 십자가로 이루어진 묵주가 예뻐서 아주 마음에 들었었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이 묵주를 영자 이모가 축성을 받았는지 의심이 드는 것이었다.

  물론 묵주를 비롯한 성물은 신부님께 축성을 받은 후에 선물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영자이모가 워낙 차분하지 못한 성격이신지라 (영자 이모께는 죄송하지만) 혹시나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부활절 무렵에 우연히 미사에 참례한 영자이모를 봤는데, 물어볼까 말까 하다가 그만 두었다.

   괜히 물어봤다가 행여 마음이 상하시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염려도 있고, 내가 또 소심한 성격이라

   차마 입을 떼지 못하고 우물쭈물 하다가 넘겨 버렸던 것이다. 그런데, 언제인지 확실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데

 기도중에 마음속에 불현듯 다가오는 말씀이 있었다.

               "사람을 믿지 못하는 것도 죄이다."

   순간 나는 뒷통수를 맞은 듯 멍해졌다. 영자이모의 진심과 성의를 믿었어야 했다. 내가 왜 쓸데없이 의심을

  했을까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한때나마 영자이모의 정성을 믿지 못하고 의심했던 나의 어리석음을 주님께서

   깨우쳐 주신 것 같다. 그 말씀이 다가온 후로 나는 잠시 품었던 의심을 걷어내고 영자이모의 정성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하느님의 영역이므로 함부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고 했는데,

   나의 오만과 몽매함으로 하느님의 영역을 범하는 큰 죄를 지을 뻔 했으니 송구하기 그지없다.

 

 얼마전에도 '그리스도의 수난'과 이순신 장군에 관한 책을 살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돈 문제도 있고 해서 

망설이다가 이때도 역시 주님께 도움을 청했다. 그랬더니 '그러면 일단 서점에 가서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고

결정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말씀이 마음속에서 들려왔다. 난 그렇게하면 되겠다 싶어 서점에 가서 내용을

살펴봤는데, '그리스도의 수난'은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장면들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영화를 먼저 보고 읽는 게 더 좋겠다 싶어서 사는 것을 유보하기로 했다. 이순신 장군에 대한 

 책은 여러권으로 되어 있어서 사는 게 부담스러웠다. 결국 두 책 다 사지 못했는데, 이 역시 주님의 뜻일 거라고

 나는 감히 짐작할 따름이다.

 

  그리고, 오늘도 주님께 도움을 요청했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때문이다. 엊그제인가 미리보기 보고 나서 제작진이 또 역사왜곡을 하는데 대해

 분개하여 게시판에 항의 글을 올려볼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글을 올리려고 하니까 이것이  옳은 결정인지

 판단이 서지 않아 주님께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하고 여쭈어 보았다. 그러자 '드라마 게시판에 올리고 말고를 떠나서 일단 네 생각을 써 보는 것이 어떠냐'는 말씀이 마음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게시판에 올리는 것은 나중 문제고 우선 내 생각을 적어 보기로 했다.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일이 꼬여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을 때에도 주님께 도움을 청하면 주님께서는

  언제나 기도를 들어 주시고 해답을 내려주신다. 주님께서는 항상 나와 함께 계신다는 것을 나는 지금도

    느끼고 있다. 너무도 미약하고 죄많은 이 몸을 주님께서 지켜주시고 함께 하여 주시는 그 은혜를 무엇으로

      다 말할 수 있으랴?    너무나도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이다.

 

   주님, 이 죄인에게 베풀어주시는 은혜 무엇으로 다 갚으리이까? 주님의 은총속에 살아가는 제 삶은 행복과 기쁨이 충만해 있습니다. 주님께 의지할 수 있어 저는 행복합니다. 행복합니다. *^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