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문학살롱

[스크랩] 눈도 벌겅 코도 벌겅/ 시 고훈식-----낭송/고은하

청비바리 2010. 4. 10. 17:55

 

 

[스크랩] 눈도 벌겅 코도 벌겅/ 시 고훈식-----낭송/고은하 200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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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도 벌겅 코도 벌겅 詩/고훈식 (낭송 고은하) 호건 살아보젠 동새벽에 듬북 조물아동 조진뱉이 아장 검질매민 눈도 벌겅 코도 벌겅 심토맥이 어신 서방은 폭낭 아래서 니치름 흘리멍 낮잠자단 놈의 집 우영밭 갈아부런 놈의 집이옌 헌건 웃뚜리 홀어멍집 이 살림 어떵허코 이 살림 살아말아 숨쫄르멍 물에 들엉 구쟁기영 전복이영 구멍 멕이단 보난 아이고! 놈의 밭이 퀴여들언 놈부끄로완 어떵살코 눈맬라정 어떵살코 어떵허느니 니가 촘으라 물 잘잘나는 아이덜광 중풍으로 박박터는 시어멍광 니 어시민 누게가 삼시밥 거려주코 쇠로 못난 요년아 칭원헌 년아 니 조그물엉 살암시라 살암시민 살아진다.

        (사투리 해석) 눈도 붉고 코도 붉고/고훈식 되도록 잘 살아보려고 이른 새벽에 듬북 캐어놓고 뙤약볕에 앉아서 김을 메면 눈도 붉고 코도 붉고 인정머리 없는 남편은 팽나무 아래서 침 흘리며 낮잠 자다가 남의 집 텃밭을 그것으로 갈아버렸다 남의 집이란 윗동네 과부 집 이 살림살이 어떻게 할까 이 살림살이 살까 말까 숨 끊길 듯 물에 잠수하여 소라랑 전복이랑 구워서 먹여 주다보니 아이고! 남의 밭에 훌쩍 들어가서 남부끄러워서 어찌 살까 눈 멀 만큼 캄캄해서 어찌 살까 그러나 어찌 하겠니 네가 참아라 아직도 너무 어린 아이들과 중풍으로 벌벌 떠는 시어미와 너 없으면 누가 세끼 밤 챙겨줄까 소로 못난 요 년아 서럽고 서러운 년아 이를 악물고 살고 있어라 살다보면 살게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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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   처: 비공개 / 카페 / 2009.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