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의 선종..그리고 4.3..ㅜㅜ
교황님의 선종..그리고 4.3..ㅜㅜ
어제는 참으로 국내외적으로 의미있었던 하루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한국시간으로 3일 새벽 그 누구보다도 주님의 충직한 종으로서 세계평화와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헌신하셨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하께서 선종하시어 하느님의 나라로 가셨지요.
그리고, 교황 성하께서 선종하신 어제 4월 3일은 4.3 57주기이기도 했습니다. 반세기를 훨씬 넘는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우리 제주도민들에게 아물지 않은 깊은 상처로 남아있는 4.3..아직도 몸서리처지는 그때의 악몽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그리고 부모님 세대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우리집안도 4.3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고, 제 부모님도 이른바 연좌제라는 것으로
말로 다 못할 고초를 겪으시며 상처로 얼룩진 세월을 살아오셨지요. 4.3 특별법이 제정 되었고 대통령의 사과도 있었지만,
우리 제주 사람들이 반세기 넘는 세월동안 입도 벙긋 못하고 속으로만 속으로만 삭여온 그 처절한 고통과 상처가 아물기엔 이미 너무 오랜 세월이 지나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 4.3 특집 다큐를 보니까 아직도 연좌제의 굴레에서 벗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걸 알고 놀랐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더 시간이 흘러야 그 멍에를 벗을 수 있는 건지..가슴이 답답해 지더군여. 우리 제주 사람들에게 너무나 큰 고통과 상처를 안겨준 비극의 계절..4.3에 선종하신 교황님..생전에 온갖 질병으로 육신의 고통에 시달리셔야했던 교황님, 한국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셨다는 교황님께서, 이 4.3에 선종하신 것은 어쩌면 우연이랄수도 있겠지만..제게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교황 성하..당신의 빈자리가 너무도 크게 느껴져서 오늘의 이 이별이 애통하지만, 살아생전 짊어지셔야 했던 육신의 고통과 무거운 짐들을 모두 벗으시고 하느님께로 돌아가시게 되셨으니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가장 힘들고 어려울때 항상 가까이 계셨던 교황님의 사랑의 마음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교황 성하..하느님 나라에서 평안한 안식 얻으소서!
또한 4.3에 희생되신 모든 분들의 영혼을 위해서도 기도하오니, 고통없는 세상에서 편히 잠드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