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수필 아포리즘 - 윤재천
수필 아포리즘
윤 재 천
수필은 인간학
인간 내면의 심적 나상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그려내는 한 폭의 수채화.
한 편의 수필에는 자신의 철학과 사유, 현재와 과거의 행적,
미래를 예시하기 위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야.
수필은 창의문학
사실을 그대로 드러내는 문학이 아니라
함축과 묘사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형상화하고
적절한 예시를 들어 독자와의 거리를 좁히는 문학.
끊임없이 변하는 독자, 관습에 매여 있는 작가.
수필은 언어예술
논설이나 훈계조의 직설화법이 아니라 정서가 흥건하게 배어 있는 메타포.
작가는 시대를 꿰뚫는 혜안과 통찰력이 필요.
수필은 신문고
시대와 동행하는 또 하나의 캔버스.
작가는 세상을 향해 눈과 귀를 열어 놓는 자세가 필요.
예전에 옳다고 생각한 가치가 진실이 되지 못하고 그 반대일 수 있는 것이 시대의 흐름.
그 흐름을 간파하며 독창적인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가운데
나만의 신선한 것을 찾아내야.
수필은 큰 그릇
열린 사고(思考)로 세상을 읽어가는 놋쇠그릇.
수필의 소재는 제한되지 않고 무엇이나 그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거대한 그릇.
시대감각을 무시한 채 단순한 과거 회상이나
'나'의 일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면 객관성을 잃게 돼.
수필은 해바라기
컵에 물이 반쯤 담겨 있을 때 반밖에 남지 않았다고 조급해하는 마음과
아직 반이나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
사회의 어두운 소식을 잘 승화시키고 숨겨진 미담도 따뜻하게 수용할 수 있는 시선이
작품 속에 스며들어야.
수필은 인간고찰
과거를 비춘 미래의 통로로 '나'를 통한 '우리'의 고찰.
시계추가 끊임없이 양쪽으로 흔들리지만 지지점을 가진 것처럼,
세상을 보편적 기준으로 주시하려면 흔들리지 않는 주관이 있어야.
수필은 마음수련
지식을 넓고 고르게 습득해야.
많은 것을 생각해야 적절하게 글을 조립할 수 있어.
세상은 상하수직관계와 상호수평관계로 이루어져 있어
자칫 잣대를 잘못 대어 위에서 내려다보는 글이 되면 자기과시로 흐르게 되고,
지나치게 겸손하면 자기비하가 되기 쉬워.
수필은 비망록
부드럽고 거칠더라도 자기만의 색상이 뚜렷해야.
차별성 있는 소재로 글감을 다루고 남과 다른 목소리로 말할 줄 알아야.
소재를 선택할 때 자신의 일상에만 머물게 되면 식상하기 쉬워.
나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읽어내고 그 흐름을 정확하게 표현하려면
다양한 경험과 창의적 상상력이 필요.
수필은 날개옷
상상력의 폭만큼 감동이 증폭.
허구와 상상력의 구분은 논의할 가치가 없음.
객관성 사실을 뒤집는 거짓말이 아니라
상상의 나래를 펼쳐 행복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개인이 겪은 가감 없는 사실전달이 아니라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생산되는 창의적 문학 장르.
수필은 영육(靈肉)의 훈련
단락의 문학으로서 중요한 것은 철학과 문장.
작가는 치우치거나 뒤지지 않는 사고력과 문장을 위해 끊임없이 훈련을 쌓아야.
수필은 혁신자
기존의 전통의식을 깨야.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도 아이패드를 통해 컴퓨터와 전자책을 융합, 세계시장을 석권.
수필도 작가의 개성을 바탕으로 독자의 눈과 생각을 붙잡을 수 있는 글이 되어야.
그것은 문학과 자연과학-신화의 융합.
.
.
윤재천 선생님의 '아포리즘 수화집' <수필 아포리즘> 중에서